시간의 흔적을 입힌 디자인 – 빈티지 질감의 전략적 활용1970~80년대 음료 라벨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 중 하나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퇴색되는 ‘색 바램(Fading)’ 현상이다.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와 인쇄 방식의 제약으로 인해 선명한 색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날 디자이너들은 오히려 그 불완전함을 의도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왜냐하면 색이 바랜 표면은 단순한 노화의 흔적이 아닌, ‘기억의 축적’을 상징하는 시각적 장치이기 때문이다. 빈티지 질감은 단순한 추억 소환을 넘어, 브랜드가 가진 연륜과 경험, 그리고 따뜻한 감정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감성 매개체가 된다. 즉, 과거의 색이 바래고 질감이 거칠어진 것처럼 보이는 라벨은 시간을 시각화하는 전략적 코드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