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정체성 2

포장 형태가 전하는 메시지 – 병, 캔, 종이팩의 시각 전략 비교

유리병이 전하던 고급감과 신뢰 – 병 포장의 정체성1970~80년대 한국 음료 시장에서 유리병은 단순한 용기가 아니라 신뢰와 고급감을 상징하는 매체였다. 유리병은 투명한 재질 덕분에 음료의 색과 질감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고, 이는 소비자에게 “내용물의 질이 숨겨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유리의 묵직한 무게감은 제품 자체의 진중함과 정성을 상징했고, 병목에 붙여진 작은 라벨, 엠보싱 처리된 브랜드 로고, 금속 뚜껑의 질감까지 총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인상을 제공했다. 당시에는 유리병이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포장으로 인식되기보다는, “진짜 음료는 병에 담긴다”는 문화적 코드를 형성했다. 이러한 유리병의 정체성은 탄산음료나 쿨피스 같은 유제품 계열보다, 쌍화탕이나 맥콜처럼 전통성과 깊이를 강조한..

청량함의 시각화 – 탄산 음료 라벨에 등장한 ‘기포’의 시각 언어

기포의 시각 상징화 – 보이지 않는 감각을 시각화하다탄산음료의 가장 큰 특징은 입안에서 느껴지는 **‘톡 쏘는 청량감’**이다. 하지만 이 청량함은 맛이 아니라 촉각적 감각으로, 제품의 실제 이미지만으로는 설명되기 어렵다. 이에 1970~80년대 디자이너들은 이 보이지 않는 자극을 ‘기포’라는 시각적 기호로 번역하기 시작했다. 라벨의 배경이나 음료 이미지 주변에 동글동글한 작은 거품 형태의 도트들을 넣음으로써, 소비자에게 “이건 시원하고 톡 쏘는 맛이야”라는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기포’는 단순히 장식적 요소가 아니라, 제품의 감각적 본질을 시각화한 상징적 언어로 기능했다.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경험을 시각적으로 전달해야 했던 당시 상황에서, 기포는 청량감을 대체하는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