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고정: ‘과일=색상’ 공식의 탄생과일 맛 음료 라벨은 특정 과일에 특정 색상을 고정적으로 대응시키는 시각적 클리셰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어, 오렌지 맛은 주황색, 딸기 맛은 분홍 또는 붉은색, 포도 맛은 보라색, 사과는 녹색 또는 붉은색으로 표현되었다. 이 공식은 단지 시각적 식별을 위한 전략만이 아니라, 음료 소비자에게 직관적인 ‘맛의 예고’를 전달하는 미각 언어 역할을 했다. 소비자는 색만 보아도 그 음료가 어떤 맛일지 짐작할 수 있었고, 이는 광고나 문구보다 빠르게 인식되는 감각적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이러한 색상 고정화는 오늘날까지도 지속되고 있지만, 1970~80년대에는 시각적 미디어가 제한적이던 시기였기에, 라벨의 컬러가 차지하는 무게감이 더욱 컸다. 즉, 맛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색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