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근대적 음료의 상징한국 맥주 라벨의 역사는 단순히 한 음료 브랜드의 변천사가 아니라, 해방 이후 한국 사회가 서구적 근대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시각적으로 표현했는가의 이야기다. 1950년대 전쟁 직후 경제가 불안정했던 시기에도 맥주는 서민에게는 다소 비싼 기호식품이었지만, 도시의 상징이자 근대적 생활양식을 담은 제품으로 인식되었다. 당시의 맥주 라벨은 단순히 상품을 구분하는 표시가 아니라, “이제 우리는 세계와 나란히 설 수 있다”는 국가적 자부심을 상징하는 작은 그래픽이었다. 병의 목을 감싸는 종이 띠와 중앙에 자리한 서양풍 로고, 그리고 검은색과 금빛이 혼합된 컬러 팔레트는 전후의 한국 소비자에게 세련된 문화를 상징하는 코드로 작용했다. 오비라거, 한국 맥주의 얼굴1960년대 오비라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