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유혹의 시작 – 색과 형태로 먼저 전해지는 맛의 인상1970~80년대 한국 음료 라벨은 단순한 정보 전달의 기능을 넘어서, 소비자 미각을 자극하는 시각적 장치로 작동했다. 실제로 음료를 마시기도 전에 소비자는 그 맛을 이미 '본' 상태로 인식하곤 했다. 이는 라벨 디자인이 철저하게 맛의 이미지화를 목표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사과 주스는 진한 빨강의 사과 일러스트와 녹색 잎사귀로 구성되었고, 파인애플 음료는 황금색 과육과 물방울이 맺힌 이미지를 강조해 상큼하고 시원한 느낌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색상, 질감 묘사, 포토리얼 또는 만화형 일러스트 등은 미각의 사전 예고 기능을 수행했고, 소비자는 이를 통해 음료에 대한 감각적 기대치를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당시의 음료 라벨은 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