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정이 만든 와인의 언어와인 라벨은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법적 규정이 빚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이탈리아의 DOCG(Denominazione di Origine Controllata e Garantita), 스페인의 DO(Denominación de Origen) 같은 제도는 생산 지역과 품질 기준을 엄격히 규정한다. 덕분에 소비자는 라벨을 보는 순간, 그 와인이 어떤 지역에서, 어떤 규칙을 따라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규정은 곧 와인의 신뢰 언어다. 구세계 라벨의 복잡한 정보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 라벨은 종종 초보자에게 어렵게 다가온다. 품종명이 적히지 않고, 대신 지역명·등급·생산자 이름이 중심을 이룬다. 예를 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