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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라벨 속 영어, 왜 그렇게 멋져 보였을까?

영어가 주는 세련됨과 도시적 상징성1980년대 한국 음료 라벨 디자인에서 영어는 단순한 외국어 표기가 아니었다. 당시 한국 사회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세계와 연결되고 있다’는 자의식을 강하게 갖고 있었고, 영어는 곧 국제화와 세련됨의 기호였다. 캔커피 라벨에도 ‘Coffee’, ‘Mild’, ‘Gold’, ‘Maxwell’, ‘Georgia’ 같은 단어들이 전면적으로 사용되면서, 소비자들은 단숨에 이 음료를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제품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제품명 자체는 한글로도 표기했지만 브랜드 로고나 주요 키워드는 대부분 영어였다는 점이다. 이는 “국산 제품이지만 세계적 감각을 담았다”는 상징성을 강조하려는 전략이었다.브랜드 아이덴티티의 도구로서의 영문 로고영문 로고는 단순한 장식..

커피와 낭만 : 일러스트 라벨의 등장

활력에서 감성으로, 라벨 디자인의 전환1980~90년대 초기 캔커피 라벨은 주로 ‘힘과 에너지’를 강조했다. 굵은 글씨와 강렬한 브라운 팔레트가 소비자에게 각성과 활력을 상징했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커피는 단순한 에너지 음료를 넘어 낭만과 휴식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 변화는 라벨 디자인에도 반영되었는데, 단순 텍스트 중심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일러스트레이션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바리스타와 원두의 상징성라벨에 등장한 대표적 요소는 바리스타와 원두 이미지였다. 원두 일러스트는 제품이 ‘진짜 원두로 만든 커피’라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보증했고, 이는 소비자에게 자연스러운 신뢰를 주었다. 또 바리스타의 모습이나 커피 추출 장면이 그려진 라벨은 단순히 음료가 아니라 카페 문화의 경험을 전해주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