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라벨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려한 문장이나 금박 장식이 아니다. 바로 서체다. 특히 전통적인 위스키 라벨에서 두드러지게 사용되는 것은 **세리프체(Serif Typeface)**인데, 이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시각적 언어다. 작은 돌기와 장식이 살아 있는 세리프체는 ‘시간이 축적된 활자’로서, 위스키가 지닌 역사성과 권위를 전달한다. 소비자가 병을 집어 들고 라벨을 바라볼 때, 활자만으로도 이미 그 술의 무게와 깊이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세리프체의 가장 큰 힘은 전통과 신뢰감에 있다. 인쇄술의 발전과 함께 19세기 유럽에서 세리프체는 신문, 서적, 정부 문서 등 신뢰가 필요한 매체에 사용되며 그 자체로 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위스키 브랜드들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