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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라벨 트렌드와 과거 라벨 디자인의 대비

한국 음료 시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눈부신 변화를 겪어왔다. 1970~80년대에는 병과 캔에 선명하고 화려한 라벨이 붙어 있는 것이 당연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무라벨(라벨리스) 제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무라벨은 말 그대로 제품 겉면에 종이나 필름 형태의 라벨을 붙이지 않은 제품을 말한다. 투명 용기와 단순 인쇄만으로 브랜드를 표현하며, 환경 보호와 재활용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과거 라벨은 제품의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 1970~80년대의 라벨은 색상, 서체, 일러스트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칠성사이다’의 녹색 병과 흰 별 로고, ‘박카스’의 파란 바탕과 굵은 고딕체, ‘밀키스’의 하얀 배경과 귀여운 별 일러..

한자와 한글 혼용의 이유와 소비자 반응

1970~80년대 한국 음료 라벨을 보면, 제품명이나 브랜드명, 심지어 성분 표기에서 한자와 한글이 함께 쓰인 경우가 적지 않다. 오늘날 대부분의 라벨이 한글 중심이거나 영문을 병기하는 것과 비교하면, 당시의 한자 혼용은 독특한 시각적 특징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한 표기 습관이 아니라, 시대적 환경과 마케팅 전략이 반영된 결과였다. 우선 당시의 문해 환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70년대는 한글 전용 정책이 이미 시행 중이었지만, 사회 전반에 한자 사용이 여전히 널리 퍼져 있었다. 신문, 간판, 상표 등에서 한자 표기는 전문성과 권위를 상징했고, 제품명에 한자를 넣으면 ‘격’이 올라간다는 인식이 강했다. 예를 들어 ‘박카스(薄荷水)’라는 표기는 제품명 하단에 작은 한자로 병기되어, 서양식 영문명과 더..